고1 아이가 저녁 식탁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아빠, AI가 다 해주는데 이걸 왜 외워?”
학원에서는 같은 질문을 반대편에서 듣습니다. 부모님들이 상담실에 앉아 이렇게 물으십니다. “AI 쓰게 두면 실력이 안 느는 거 아닐까요?”
두 질문은 사실 같은 질문입니다. AI를 쓰는 일과 실력이 서로 빼앗는 관계라고 전제하고 있다는 점에서요. 저도 한동안 “그래도 기본은 해야지”라고 답했습니다.
그 답을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은 올여름에 나온 채용 공고 몇 건을 읽고 나서입니다. 공고가 실제로 어떤 문장을 지웠고 어떤 문장을 넣었는지 회사 뉴스룸 공지에서 보고 나니, 제가 아이에게 하던 말이 질문의 절반만 답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먼저 범위를 분명히 하겠습니다. 이 글은 예측이 아닙니다. 제가 확인한 것은 2026년에 실제로 공개된 회사 공고와 정부 기관의 조사 결과, 그리고 그 둘을 전한 언론 보도입니다. 셋은 무게가 다르므로, 어느 대목이 어느 쪽인지 문단마다 밝혀 두었습니다. “지금 고등학생이 취업할 때쯤엔 이렇게 될 것이다”라는 문장도 이 글에 나오지만, 그것은 제 판단이고 그렇게 표시했습니다. 확인된 것과 제 생각을 섞지 않으려고 절을 나눠 적었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없앤 자리에 들어온 문장
측정된 것부터 적습니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7월 30일 공식 뉴스룸에 하반기 신입 수시채용의 전형 개편을 공지했습니다(SK hynix Newsroom, 2026-07-30). 서류 단계에서 바뀐 것은 이렇습니다.
- 기존 자기소개서를 폐지했습니다.
- 그 자리에 지원자가 「AI 활용 역량」과 「반도체 직무 전문성」을 기술하는 신규 서식을 넣었습니다.
- 회사는 그 취지를 “단순 스펙이나 형식적인 소개 대신, AI를 업무에 유연하게 적용하고 현업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서류 단계부터 정교하게 확인”하는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 접수 기간은 2026년 8월 20일부터 26일까지였습니다.
앞서 같은 회사는 2026년 6월 17일 뉴스룸에서 신입사원 수시채용의 학력 제한을 전면 폐지한다고 밝혔습니다(SK hynix Newsroom, 2026-06-17).
두 공지를 합치면 이렇습니다. SK하이닉스는 신입 수시채용에서 학력 제한을 없앴고(6월 17일 공지), 서류에 AI 활용 역량을 적는 칸을 넣었습니다(7월 30일 공지). 서로 다른 두 공지이고, 회사가 둘을 하나의 정책으로 묶어 설명한 것은 아닙니다.
🛑 다만 여기서 한 번 멈추겠습니다. 여기까지는 한 회사의 공지 두 건입니다. 다른 회사의 공식 자료를 하나 더 찾았고 바로 다음 절에 적었습니다만, 그것을 합쳐도 두 곳입니다. 이것이 이미 업계의 표준이라고 말할 근거는 제가 찾지 못했습니다.
그 공고가 AI 응용 능력과 같은 줄에 적어 둔 나머지 셋
같은 공지에서 제 눈이 오래 머문 것은 사실 AI 쪽이 아니었습니다. 면접에서 무엇을 보겠다고 적었는지 쪽이었습니다.
기존 20~30분이던 면접을 반나절로 늘리고, 과제 수행과 인터뷰를 함께 진행해 다음 네 가지를 종합 검증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 직무 전문성
- AI 응용 능력
- 인문학적 소양
- 논리적 사고력
그리고 4분기에 여는 AI 해커톤 공모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참가자에게는 서류 전형을 면제하고 바로 면접 기회를 주는 패스트트랙을 적용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공지의 제목은 **「스펙 보다 ‘생각 근육’ 본다」**였고, 본문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말로 “문제의 본질을 스스로 질문하고 사고하는 힘(생각 근육)“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채용 관계자의 말은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스펙과 서류 평가에서 벗어나 지원자의 근원적 문제 해결 능력과 실전형 역량을 면밀히 검증할 수 있도록 채용 체계를 개편했다.”
여기서부터는 제 해석입니다. 이 목록에서 AI 능력은 나머지를 밀어낸 자리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나머지 옆에 하나 더 놓였습니다. 논리적 사고력을 빼고 AI 응용 능력을 넣은 것이 아니라 둘을 같은 줄에 적었습니다. 저는 이 배치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그것은 제 추측이고 공고가 이유를 설명하지는 않았습니다.
기아도 신입 전형에 「AI 문제해결력」 검증 단계를 넣었습니다 — 두 번째 공식 자료
한 회사만으로는 아무 말도 못 합니다. 그래서 다른 공식 공지를 찾았고, 한 건 더 나왔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 뉴스는 2026년 9월 8일 기아의 하반기 채용 공지를 실었습니다(현대자동차그룹 뉴스, 2026-09-08). 적혀 있는 것은 이렇습니다.
- 기아가 9월 15일부터 2026 하반기 집중 채용에 나선다고 8일 밝혔습니다. 모집 부문은 30개입니다.
- 신입 접수는 9월 15일부터 29일까지, 경력 접수는 9월 23일부터 10월 7일까지입니다.
- 신입 채용에서 **“업계 최초로 「AI 문제해결력」 검증 단계를 도입한다”**고 적었습니다(「업계 최초」는 회사 쪽 표현입니다. 제가 검증한 것이 아닙니다).
- 그 단계가 무엇인지도 공지가 설명합니다. “지원자는 AI를 활용해 주어진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해결 역량을 평가받는다.”
- 취지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단순히 AI를 다룰 줄 아는 인재를 넘어, AI를 문제 해결의 파트너로 활용할 수 있는 ‘인간-AI 협업형 인재’를 선발한다.”
두 공고를 나란히 놓으면 이렇게 됩니다. SK하이닉스는 서류에서 AI를 어떻게 쓰는지 적게 했고, 기아는 전형 안에 AI를 실제로 써서 문제를 푸는 단계를 만들었습니다. 한쪽은 기술하게 하고 한쪽은 시켜 봅니다. 산업도 다릅니다 — 반도체와 완성차입니다.
🛑 그래도 여기서 한 번 더 멈추겠습니다. 두 건은 두 건입니다. 서로 다른 산업의 대기업 두 곳이 공식 자료에서 같은 방향을 적었다는 것까지가 제가 확인한 전부이고, 이것을 「업계 표준」이라고 부르면 사실보다 센 말이 됩니다. 아래에서 보시겠지만, 같은 시기에 코딩테스트에서 AI를 금지한다고 보도된 회사의 목록이 허용한 쪽보다 깁니다.
언론 보도로 확인한 사례 — 재직자 제도 4곳과 신입 공채 1곳, 항목 이름은 제각각입니다
채용만 보면 표본이 너무 작습니다. 그래서 같은 시기의 다른 보도를 함께 읽었습니다.
한국일보는 「임원도 기술 테스트, 인사평가 3할이 AI… 외국어보다 AI 능력 쳐주는 기업들」이라는 기사를 실었습니다(이윤주 기자 외 2명, 한국일보, 지면 2면). 기사 페이지에 표시된 입력일시는 2026년 8월 17일 04:30입니다. 기사에 적힌 사례는 이렇습니다.
| 기업 | 적용 대상 | 기사에 적힌 내용 |
|---|---|---|
| 한글과컴퓨터 | 재직자 | 성과 지표에서 “최소 30% 이상을 AI를 이용한 업무 혁신 정도를 반영” |
| LG CNS | 재직자 | 직원 기술 역량을 1~5등급으로 나누는 기술시험을 “실제 업무에서 AI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는지를 평가하는 방향으로 개편” |
| 삼성전자 | 재직 임원 | ”연말 임원 인사평가의 AX 역량 비중을 2~5%에서 20%로” 확대 |
| 삼성SDS | 재직자 | ”4단계 AX 역량 인증 기준”을 만들어 상위 1·2단계에 인센티브와 승진 가점 |
| 코스맥스그룹 | 신입 공채 | ”올 상반기 신입 공채부터 AI 활용 역량을 우대사항에 추가” |
같은 기사에서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AI 활용이 “외국어처럼 ‘범용’ 능력”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 이 표는 언론 보도로 확인한 것입니다. 각 회사의 공식 인사제도 문서나 공고 원문까지는 제가 열어보지 못했습니다. SK하이닉스 쪽은 회사 뉴스룸 원문에서 확인했지만, 이 표의 다섯 행은 모두 기사가 근거입니다. 그 차이를 남겨 둡니다. 그리고 다섯 행이 같은 성격은 아닙니다 — 넷은 이미 다니는 사람의 평가 제도이고, 코스맥스 한 곳은 신입 공채의 우대사항입니다.
그래도 한 가지는 적어 둘 만합니다. 재직자 평가와 신입 전형 양쪽에서 같은 항목이 보입니다. 어느 쪽이 먼저인지는 이 자료로 말할 수 없습니다 — 표의 코스맥스는 상반기 신입 공채이고 앞 절의 SK하이닉스는 하반기 공고이니, 순서를 말하려면 다른 자료가 필요합니다.
”AI 써도 된다”가 표준이라 말할 근거는 못 찾았습니다 — 보도의 목록으로는 금지 쪽이 더 깁니다
여기서 균형을 맞춰야겠습니다. 검색을 하다 보면 “이제 코딩테스트도 AI를 허용한다”는 문장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제가 원문에서 확인한 것은 그보다 좁습니다.
중앙일보는 2025년 6월 10일 컬리가 개발자 공채 코딩 테스트에서 ChatGPT 등 AI 챗봇 사용을 허용했다고 보도했습니다(오현우 기자, 중앙일보). 회사 측 설명은 “AI 활용 의지도 개발자가 갖춰야 할 역량이라 (AI를) 전격 허용한 것”이었습니다. 같은 기사는 기획 등 비개발자 채용에서도 생성형 AI 활용 역량을 평가할 예정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사에 실린 금지 목록이 더 깁니다. 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토스 등 대형 IT 기업들은 코딩 테스트에서 AI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2025년 6월 시점의 서술이고, 그 뒤로 각 사가 방침을 바꿨는지는 제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읽기로는 허용 쪽이 드물어서 기사가 된 것에 가깝습니다만, 기사가 그 이유를 밝힌 것은 아닙니다.
규모 쪽 숫자도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고용이슈』 2026년 여름호에서 2,297개 사업체를 조사한 결과 **AI 도입률이 28.6%**라고 밝혔습니다(고용노동부 e-뉴스 2026년 8월 31일이 전한 내용입니다. 8월 31일은 e-뉴스 게시일이고, 『고용이슈』 여름호 자체의 발간일은 제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업 62.9%, 정밀기기 41.3%, 식료품 39.3%였고 운수·건설 쪽은 낮았습니다. 도입한 사업체의 다수는 인원 감축이 아니라 반복 업무 경감과 직무 재설계 쪽으로 쓰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 이 28.6%가 무엇을 잰 숫자인지 정확히 해 두겠습니다. 이것은 「AI를 도입한 사업체의 비율」입니다. 「지원자의 AI 활용 능력을 평가하는 기업의 비율」이 아닙니다. 후자를 잰 조사를 저는 찾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밝혀 둡니다. 이 주제를 검색하면 **「100대 기업의 몇 퍼센트가 AI 채용을 도입했다」, 「몇 퍼센트가 AI 능력을 우대한다」**는 식의 수치가 아주 많이 나옵니다. 저는 그 수치들을 전부 이 글에서 뺐습니다. 따라 들어가 보면 출처가 채용 솔루션 업체의 블로그이고, 조사기관·표본·조사기간을 밝힌 원자료에 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숫자가 없어서 글이 약해 보이더라도, 확인 못 한 숫자를 넣는 쪽이 더 나쁩니다.
한 가지 더 덜어냅니다. 이 시기에 대기업 채용 공고가 여럿 나왔고,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는 2026년 9월 1일부터 14일까지 6개 부문 92개 공고로 신입 채용 지원서를 받고 있습니다(현대자동차그룹 뉴스, 2026년 8월 24일 게시. 접수는 9월 14일에 끝났습니다). 다만 이 공고에서 AI는 SDV·AI·로보틱스 같은 사업 분야를 이끌 인재를 뽑겠다는 맥락으로 적혀 있고, 지원자의 AI 활용 능력을 평가한다는 내용은 제가 확인한 원문에 없었습니다. AI 분야 인력을 뽑는 것과 모든 지원자의 AI 활용을 평가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라서, 이 글의 근거로 쓰지 않았습니다.
정작 마음에 걸린 것은 다른 쪽 숫자였습니다
채용 방식보다 제가 더 오래 들여다본 자료가 있습니다. 신입 자리 자체의 숫자입니다.
경향신문 데이터저널리즘팀은 2026년 4월 23일, 박홍배 의원실이 제공한 고용24 채용공고 데이터를 분석해 보도했습니다(김원진·김송이·김남희·황경상 기자, 경향신문).
🛑 이름에 관해 하나 적어둡니다. 기사는 이 데이터를 「고용24 채용공고」라 부르는데, 고용24는 워크넷·고용보험·HRD-net·국민취업지원·외국인고용(EPS) 등 9개 홈페이지를 통합한 포털이고, 고용24 사이트 소개의 연혁은 2023년 시범 오픈을 거쳐 2024년 정식 오픈이라고 적고 있습니다(워크넷 개시는 1998년). 그러니 2019~2023년 구간의 공고는 통합 이전 시스템에 올라왔던 것을 가리킵니다. 박홍배 의원실의 원자료와 고용24의 집계 기준은 확인하지 못해, 이 글에서는 기사의 표기를 그대로 옮기고 이 사실만 함께 적어둡니다.
| 항목 | 2022년 | 2025년 |
|---|---|---|
| 기사가 AI 대체 위험이 높다고 분류한 34개 직종 공고 | 10만 4,441건 | 4만 5,675건 |
| 전체 채용공고 | 148만 8,715건 | 98만 5,044건 |
| 34개 직종이 전체에서 차지한 비중 | 7.02% | 4.64% |
🛑 이 표를 읽는 법을 먼저 적겠습니다. 34개 직종이 크게 줄었지만 전체 공고도 함께 줄었습니다. 그래서 감소분을 그대로 AI 탓으로 읽으면 안 되고, 기사도 그래서 비중 변화(7.02% → 4.64%)를 나란히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공고 건수이지 실제 채용 인원이 아닙니다. 고용24에 올라온 공고를 센 것입니다. 「AI 대체 위험이 높은 34개 직종」이라는 묶음도 정부가 공인한 분류가 아니라 이 보도가 쓴 분류입니다. 어떤 지수로 나눴는지까지는 제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같은 분석에서 중소기업 IT 분야의 경력직 채용 비중은 20192022년 41.9%에서 20232025년 46.1%로 높아졌습니다(앞은 4년, 뒤는 3년 구간이라 단순 비교는 조심해야 합니다).
정부 쪽 진단은 여기서 오히려 조심스럽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최근의 고용 둔화에 대해 주된 원인을 ‘AI 대체’가 아니라 ‘청년 인구 감소’로 보았고, AI 고노출 직종과 저노출 직종 양쪽에서 고용이 줄었다고 적었습니다. 같은 자료에서 IT개발직·디자인·사무직 재직자 305명을 조사한 결과로는, 재직자들이 효율성·문제해결·생산성의 향상 정도를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한 반면 창의성과 협업 역량 쪽은 낮게 평가했습니다(효율성 3.4 · 문제해결 3.15 · 생산성 3.14 · 창의성 2.79 · 협업 2.3). 조사된 것은 재직자의 평가이지 측정된 성과 변화가 아닙니다.
그리고 e-뉴스가 전한 정책 제언 가운데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주니어 인력 기초 업무 단절 방지를 위한 AI 온보딩형 실무훈련 지원이 시급하다는 것입니다.
🛑 경향신문이 분석한 고용24 공고 데이터와 한국고용정보원의 사업체·재직자 조사는 기관도 방법도 대상도 다릅니다. 앞의 것은 2022~2025년 공고 건수를 센 것이고, 뒤의 것은 2,297개 사업체와 재직자 305명에게 물은 것입니다. 합산하지 않았고, 각각 무엇을 잰 것인지 위에 적어 두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제 판단입니다. 저 정부 문장이 이 글에서 가장 무거운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신입이 잔업무를 하면서 일을 배웠습니다. 그 잔업무가 AI 쪽으로 넘어가면, 일을 배우는 구간 자체가 얇아집니다. 부모가 걱정할 지점은 “우리 아이가 AI를 못 쓰게 될까”보다 “우리 아이가 처음 배울 자리를 얻을 수 있을까” 쪽에 더 가깝다고 저는 봅니다. 다만 이것은 확인된 인과가 아니라 자료를 읽은 제 해석입니다.
그래서 지금 고등학생에게 이게 무슨 뜻인가 — 전부 제 판단입니다
이 절은 근거가 아니라 의견입니다. 확인된 것은 2026년의 공고 한 건과 정부 조사 한 건, 그리고 그것들을 전한 보도 몇 건이고, 아이가 사회에 나갈 2030년대에 관한 것은 아무도 측정하지 못했습니다. 그 전제에서 세 가지를 적겠습니다.
① AI를 쓸 줄 아는 것 자체는 변별력을 잃어갈 수 있다고 저는 봅니다. 장지연 연구위원의 표현대로 AI 활용이 “외국어처럼 범용 능력”이 된다면요. 다만 제가 가진 근거는 연구위원 한 분의 비유 한 문장뿐이고, 그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② 남는 변별력은 AI가 내놓은 것을 판정하는 쪽에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제가 이렇게 보는 근거는 하나뿐입니다. AI 응용 능력을 서류와 면접에 넣은 그 공고가, 나머지 셋(직무 전문성·인문학적 소양·논리적 사고력)을 같은 줄에 함께 적었다는 사실. 그 이상은 제 추론입니다. 제가 읽은 어느 공고도 “AI 출력을 검증하는 능력을 평가한다”고 명시하지는 않았습니다.
③ 진입로가 좁아지면 평가의 초점이 “지금 잘하는가”에서 “얼마나 빨리 배우는가”로 옮겨갈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 IT 분야에서 경력직 채용 비중이 높아진 숫자를 보면 그렇게 읽힙니다. 하지만 이것도 공고 데이터에서 제가 끌어낸 가설이지, 그렇게 평가하겠다고 밝힌 기업을 저는 아직 못 봤습니다.
정리하면, 이 글을 쓰기 전에 제가 떠올렸던 문장 — “AI를 못 쓰는 게 아니라 AI를 검증 못 하는 게 탈락 사유가 된다” — 은 아직 어느 공고에도 그렇게 적혀 있지 않습니다. 그건 제가 자료를 읽고 도달한 방향이지 확인된 사실이 아닙니다. 그렇게 적어 두는 편이 정확합니다.
부모가 오늘 할 수 있는 것 — 제안입니다
아래 넷은 법도 조사 결과도 아니고 제 제안입니다. 20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치고, AI 도구를 직접 만들고, 집에서 한 아이의 아빠로 지내면서 해 본 것들입니다. 효과를 잰 연구를 근거로 든 것이 아니라는 점을 먼저 밝힙니다.
① 금지냐 허용이냐를 끝내고 “무엇을 확인했어?”로 옮기십시오.
“AI 쓰지 마”는 집행이 안 되고, “마음껏 써”는 방치입니다. 대신 결과물 하나를 놓고 확인한 것 한 가지를 말하게 하십시오. 숫자 하나, 이름 하나면 됩니다. 전부 검증하라는 요구는 아무도 지키지 못합니다. 왜 하나여야 하는지, 아이들의 실제 이용 조사에서 확인은 어디쯤에 있는지는 청소년이 AI에게 가장 원한 것은 속도였습니다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② AI에게 시킨 일 하나를 부모에게 말로 설명하게 하십시오.
설명은 이해했을 때만 됩니다. 저는 이게 집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싼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고가 면접을 20~30분에서 반나절로 늘린 이유도 결국 같은 쪽일 거라고 저는 짐작합니다 — 짧게는 결과물만 보이고, 길게 붙잡고 있으면 과정이 드러납니다. 물론 회사가 그 이유를 그렇게 설명한 것은 아닙니다.
③ 틀린 답을 한 번은 직접 만나게 하십시오.
“AI가 틀릴 수 있어”라는 말 백 번보다, 틀린 답 하나를 손으로 확인한 경험이 셉니다. 일부러 함정을 파라는 뜻이 아니라, 틀린 걸 발견했을 때 그냥 넘기지 말고 “이게 왜 틀렸지”를 같이 5분만 보라는 뜻입니다.
④ 진로 이야기를 직업 이름으로 하지 마십시오.
“무슨 과 갈래”보다 **“그 일에서 AI가 아직 못 하는 부분이 뭘까”**가 지금은 더 생산적인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업 이름은 10년 뒤에 바뀌어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 질문은 아이가 어느 분야로 가든 다시 써먹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에서 제가 확인한 것은 많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두 회사가 신입 채용에서 AI 활용을 평가 항목으로 명시했다는 것 — SK하이닉스는 자기소개서를 없애고 그 자리에 AI 활용 역량을 적는 서식을 넣었고, 기아는 AI로 주어진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보는 「AI 문제해결력」 검증 단계를 도입했다는 것. SK하이닉스가 AI 응용 능력 옆에 직무 전문성·인문학적 소양·논리적 사고력을 나란히 적었다는 것. 그래도 이것을 국내 기업의 표준이라고 부를 근거는 아직 없다는 것. 그런데 코딩테스트에서 AI를 금지하는 회사가 보도의 목록으로는 아직 더 길고, 조사에 응한 2,297개 사업체의 AI 도입률이 28.6%라는 것. 그리고 정부 자료가 적어 둔 정책 제언 가운데 제가 확인한 한 줄은 AI 능력이 아니라 신입이 일을 배울 자리에 관한 것이었다는 것.
여기서 더 나가는 문장은 제 판단이고, 그런 자리는 절을 나눠 두었습니다.
다만 하나는 자료를 덮고 나서도 남습니다. 아이가 “AI가 다 해주는데 이걸 왜 해?”라고 물었을 때 제가 해 온 “그래도 기본은 해야지”라는 대답은, 질문에 답한 게 아니라 질문을 막은 것이었습니다. 그 공고의 「생각 근육」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는 공고가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거기서 읽은 것은 AI에게 시키고 난 다음 그 결과 앞에 남아 있는 사람의 몫이었고, 그건 제 해석입니다.
그 몫의 이름을 저는 판단력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판단력이 AI를 멀리한다고 저절로 생기지는 않을 겁니다. AI가 내놓은 것을 놓고 “이게 맞나”를 한 번 더 묻는 자리가 있어야 붙는 쪽에 가깝다고 봅니다. 저는 그 자리를 집에서 만들 수 있다고 보는 쪽이고, 그래서 이 자료들을 읽었습니다.
아이가 AI와 함께 자라는 동안 부모가 무엇을 붙들고 있어야 하는지는 『AI 시대, 아빠는 불안하다』에 더 길게 적어 두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2026년의 공고와 통계까지만 다뤘습니다.
열람 범위를 먼저 밝힙니다. ①②⑥⑧은 해당 기관·매체의 페이지 원문으로, ③은 포털 전재본(v.daum.net)으로, ④는 고용노동부 e-뉴스로 확인했고 한국고용정보원 『고용이슈』 2026년 여름호 원문 PDF는 열어보지 못했습니다. ⑤도 매체 기사 원문까지이고 박홍배 의원실의 원자료와 고용24 집계 기준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고용24의 통합 연혁만 ⑦ 고용24 사이트 소개 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했습니다). ①SK hynix Newsroom 「스펙 보다 ‘생각 근육’ 본다… AI 시대 맞춤형 인재 선발 SK하이닉스, ‘반나절 심층면접’ 도입」(2026년 7월 30일) 및 「AI 시대에 걸맞는 실력 중심 채용 혁신, SK하이닉스 채용서 ‘학력 제한’ 전면 철폐」(2026년 6월 17일) — 서류 서식·면접 항목·접수 기간·학력 제한 폐지 ②한국일보 「임원도 기술 테스트, 인사평가 3할이 AI… 외국어보다 AI 능력 쳐주는 기업들」(이윤주 기자 외 2명, 지면 2면. 기사 페이지 표시 입력일시는 2026년 8월 17일 04:30) — 재직자 제도 4곳(한글과컴퓨터·LG CNS·삼성전자·삼성SDS)과 신입 공채 1곳(코스맥스) 사례 및 장지연 연구위원 발언 ③중앙일보 「‘AI커닝’ 허락한 컬리 “개발자, 코딩시험 챗GPT 써도 된다”」(오현우 기자, 2025년 6월 10일) — 컬리의 허용 및 국내 대형 IT 기업 금지 목록. 2025년 6월 시점의 서술이고 이후 변경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④고용노동부 e-뉴스 「인공지능(AI)는 일자리 파괴자 아닌 직무 재구성의 파트너」(2026년 8월 31일)와 한국고용정보원 『고용이슈』 2026년 여름호 — 사업체 2,297개 AI 도입률 28.6%, 업종별 도입률, 재직자 305명 조사, 고용 둔화 원인 진단, 주니어 온보딩 정책 제언 ⑤경향신문 데이터저널리즘팀(김원진·김송이·김남희·황경상, 2026년 4월 23일) — 박홍배 의원실 제공 고용24 채용공고 분석 ⑥현대자동차그룹 뉴스 「현대자동차, 9월 대규모 신입 채용 실시」(2026년 8월 24일) — 접수 기간과 공고 수(AI 활용 평가 언급은 없어 근거로 쓰지 않음) ⑧현대자동차그룹 뉴스 「기아, 2026 하반기 집중 채용」(2026년 9월 8일) — 30개 부문, 신입 접수 9월 15일~29일, 「업계 최초로 「AI 문제해결력」 검증 단계를 도입한다」 및 「인간-AI 협업형 인재」 문구 ⑦고용24 사이트 소개 — 9개 홈페이지 통합, 2023년 시범 오픈·2024년 정식 오픈, 워크넷 1998년 개시. 기관·기간·단위가 다른 수치는 합산하지 않았고, 각 수치가 무엇을 잰 것인지 본문에 밝혔습니다. 원자료(조사기관·표본·조사기간)를 확인하지 못한 수치는 검색에 널리 유통되더라도 인용하지 않았습니다. 채용 제도는 매 시즌 바뀝니다. 실제 지원 전에는 해당 기업의 현행 공고를 직접 확인하십시오.
이 글은 thinkwith의 자체 조사·집계로 작성되었습니다. 출처: SK하이닉스는 자기소개서를 없애고, 기아는 「AI 문제해결력」을 넣었습니다 — 공식 공지 두 건에서 확인한 것 — thinkwith
자주 묻는 질문
기업이 정말 「AI를 쓸 줄 아는가」를 보기 시작했나요?
그렇게 적은 공고가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7월 30일 공식 뉴스룸에서 하반기 신입 수시채용의 전형을 개편한다고 밝히면서, 기존 자기소개서를 폐지하고 지원자가 「AI 활용 역량」과 「반도체 직무 전문성」을 기술하는 신규 서식을 도입한다고 적었습니다. 접수 기간은 2026년 8월 20일부터 26일까지였습니다. 공식 자료로 확인한 사례가 하나 더 있습니다 — 기아는 2026 하반기 신입 채용에서 「업계 최초로 「AI 문제해결력」 검증 단계를 도입한다」고 밝혔고, 지원자가 AI를 활용해 주어진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평가한다고 적었습니다(현대자동차그룹 뉴스, 2026년 9월 8일. 신입 접수 9월 15일~29일). 다만 이것은 서로 다른 산업의 두 사례이고, 모든 기업이 같은 방향으로 갔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글에서 SK하이닉스 공고는 회사 뉴스룸 원문으로, 다른 기업들의 사례는 언론 보도로, 도입률 같은 조사 수치는 고용노동부 e-뉴스로 확인했습니다. 원자료를 찾지 못한 「몇 퍼센트의 기업이 그렇게 한다」는 식의 수치는 쓰지 않았습니다.
그 공고는 AI 능력만 본다는 뜻인가요?
아닙니다. 같은 공지에 반나절 심층면접에서 검증할 항목이 넷으로 적혀 있습니다 — 직무 전문성, AI 응용 능력, 인문학적 소양, 논리적 사고력입니다. 저는 이것을 AI 능력이 나머지를 대체한 것이 아니라 나머지 옆에 하나 더 놓인 형태로 읽었습니다만, 그건 제 해석이고 공지가 이유를 설명하지는 않았습니다. 공지의 제목 자체가 「스펙 보다 생각 근육 본다」였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문제의 본질을 스스로 질문하고 사고하는 힘」이라는 말이 함께 실렸습니다. 여기까지가 공고에 적힌 것이고, 이것이 다른 기업으로 퍼질지는 제가 알 수 없습니다.
코딩테스트에서 AI를 써도 된다던데 사실인가요?
일부는 사실이지만, 표준이라 말할 근거는 이 글이 찾지 못했습니다. 중앙일보가 2025년 6월 1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컬리는 개발자 공채 코딩 테스트에서 ChatGPT 등 AI 챗봇 사용을 허용했고, 회사 측은 「AI 활용 의지도 개발자가 갖춰야 할 역량이라 전격 허용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사는 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토스 등 대형 IT 기업들이 코딩 테스트에서 AI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고도 적었습니다. 허용한 쪽보다 금지한 쪽이 목록으로는 더 깁니다. 그러니 「이제 코딩테스트는 AI를 허용한다」고 말하면 사실보다 센 말이 됩니다.
AI를 도입한 기업이 이미 대부분 아닌가요?
제가 본 국내 조사로는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고용노동부 e-뉴스(2026년 8월 31일)가 전한 바로는, 한국고용정보원이 고용이슈 2026년 여름호에서 2,297개 사업체를 조사한 결과 AI 도입률은 28.6%였습니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업 62.9%, 정밀기기 41.3%, 식료품 39.3%였고 운수·건설 쪽은 낮았습니다. 한 가지 구분이 필요합니다. 이 28.6%는 「AI를 도입한 사업체의 비율」이지 「지원자의 AI 활용 능력을 평가하는 기업의 비율」이 아닙니다. 후자를 잰 국가 통계는 제가 찾지 못했고, 검색에 흔히 도는 「100대 기업 몇 퍼센트」류의 수치는 원자료(조사기관·표본·조사기간)를 확인할 수 없어 이 글에 쓰지 않았습니다.
AI 때문에 신입 자리가 줄고 있나요?
줄어든 숫자는 있지만 원인을 AI로 단정한 자료는 아닙니다. 경향신문 데이터저널리즘팀이 2026년 4월 23일 보도한 고용24 채용공고 분석(박홍배 의원실 제공)에서, 그 보도가 AI 대체 위험이 높다고 분류한(정부가 공인한 분류가 아닙니다) 34개 직종의 채용공고는 2022년 10만 4,441건에서 2025년 4만 5,675건으로 줄었습니다. 다만 같은 기간 전체 채용공고도 148만 8,715건에서 98만 5,044건으로 줄었으므로 감소분을 그대로 AI 탓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기사도 전체 대비 비중이 7.02%에서 4.64%로 낮아졌다는 형태로 함께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공고 건수이지 실제 채용 인원이 아닙니다. 한편 한국고용정보원은 최근 고용 둔화의 주된 원인을 AI 대체가 아니라 청년 인구 감소로 보았고, AI 고노출 직종과 저노출 직종 양쪽에서 고용이 줄었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 부모가 지금 걱정해야 할 지점은 어디인가요?
정부 자료의 정책 제언 가운데 제가 확인한 한 줄을 옮기겠습니다. 고용노동부 e-뉴스가 전한 바로는, 한국고용정보원은 주니어 인력 기초 업무 단절 방지를 위한 AI 온보딩형 실무훈련 지원이 시급하다고 적었습니다. 신입이 예전에 잔업무를 하면서 배우던 구간이 얇아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같은 방향인지는 이 자료로 말할 수 없습니다만, 함께 놓아 두겠습니다 — 경향신문이 분석한 고용24 자료에서 중소기업 IT 분야의 경력직 채용 비중은 2019~2022년 41.9%에서 2023~2025년 46.1%로 높아졌습니다. 두 자료는 기관도 방법도 다르므로 합산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제 판단인데, 걱정할 지점은 「AI를 못 쓰게 될까」가 아니라 「처음 배우는 구간이 사라질까」 쪽에 더 가깝다고 봅니다.
집에서 무엇부터 하면 될까요?
여기서부터는 법이나 조사가 정한 것이 아니라 제 제안입니다. 첫째, 금지냐 허용이냐의 논쟁을 그만두고 「무엇을 확인했어?」를 묻는 자리로 옮기십시오. 둘째, 아이가 AI에게 시킨 일 하나를 부모에게 말로 설명하게 하십시오 — 설명은 이해했을 때만 됩니다. 셋째, 틀린 답을 한 번은 직접 만나게 하십시오. 넷째, 진로 이야기를 할 때 직업 이름 대신 「그 일에서 AI가 아직 못 하는 부분이 뭘까」를 같이 찾아보십시오. 넷 다 제가 학원과 집에서 해 본 방식이고, 효과를 잰 연구를 근거로 든 것은 아닙니다.
이 글이 답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요?
셋입니다. 첫째, 지금 고등학생이 취업할 시점의 채용 기준 — 이 글이 확인한 것은 2026년의 회사 공고와 정부 조사, 그리고 그것들을 전한 언론 보도이고, 10년 뒤는 누구도 모릅니다. 둘째, 특정 기업의 합격 전략 — 개별 전형의 실제 평가표는 공개되지 않았고 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셋째, 어떤 학과나 자격이 유리한가 — 이 글의 자료로는 답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밝혀 둡니다. 제가 인용하려다 뺀 자료가 있습니다. 「100대 기업의 몇 퍼센트가 AI 채용을 도입했다」는 식의 수치는 검색에 많이 도는데 원자료를 확인할 수 없어 전부 제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