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AI를 쓰는 모습을 옆에서 보면, 어른들이 가장 자주 하는 걱정은 대체로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숙제를 대신 시킬 것이라는 걱정이고, 다른 하나는 틀린 정보를 그대로 믿을 것이라는 걱정입니다.
두 걱정 모두 근거가 없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 나온 세 건의 조사를 나란히 놓고 보면, 문제의 모양이 조금 다르게 잡힙니다. 아이들은 AI를 무비판적으로 믿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헷갈려 하고 있습니다. 다만 헷갈릴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비어 있습니다.
세 조사가 각각 말한 것
먼저 자료를 밝히겠습니다. 서로 다른 기관이 서로 다른 시기에 한 별개의 조사이고, 대상도 다릅니다. 그래서 숫자를 직접 계산해 합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각각 출처를 붙여 나란히 놓으면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① 한국언론진흥재단 「2025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조사」 한국갤럽이 수행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2,674명이 응답했습니다.
②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청소년 생성형 AI 이용 실태 조사 중·고등학생 5,778명 대상입니다. 조사는 2024년에 이뤄졌습니다. 뒤에 나올 AI 리터러시 점수가 여기서 나옵니다.
③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초등학생 조사 초등학교 4~6학년 2,804명 대상, 2026년 봄에 이뤄졌습니다. 뒤에 나올 검증 행동 비율이 여기서 나옵니다.
🛑 세 조사는 기관도 시기도 대상도 다릅니다. 특히 ②는 2024년 조사이고 ①③은 그보다 1~2년 뒤입니다. 생성형 AI 보급 속도를 생각하면 짧지 않은 간격이라, 세 자료를 하나의 시점처럼 읽으면 안 됩니다. 이 글은 숫자를 합산하지 않고 각각 출처를 붙여 나란히 놓습니다.
얼마나 쓰는가
| 학교급 | 최근 1주일 내 AI 이용 |
|---|---|
| 고등학생 | 82.3% |
| 중학생 | 69.8% |
| 초등학생 | 51.2% |
| 전체 | 67.6% |
고등학생은 열에 여덟이고, 초등학생도 절반이 넘습니다. 주요 서비스들이 권장 이용 연령을 만 13세 이상으로 안내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실제 사용은 안내된 선보다 이미 아래로 내려와 있습니다.
무엇에 쓰는가
| 이용 목적 | 비율 |
|---|---|
|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얻기 위해서 | 74.2% |
| 빠르고 정확한 문제 해결 | 54.8% |
| 학업에 도움을 받기 위해 | 42.8% |
| 고민 상담이나 조언 | 34.4% |
| 창작 활동 | 31.9% |
| 학교·학원 과제 | 30.1% |
1위와 2위에 모두 “빠르게”가 들어 있습니다.
이 목록을 처음 봤을 때 저는 이 부분에서 멈췄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AI에게 정확한 답을 기대한다고 가정하고 걱정을 설계해 왔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실제로 기대하는 것은 빠른 답입니다. 정확성은 그다음이거나, 빠르다는 조건 안에서의 정확성입니다.
그리고 가장 낮은 점수가 확인이었습니다
두 번째 조사로 넘어갑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24년에 중고생 5,778명에게 AI를 다루는 능력을 5점 척도로 물었습니다.
| 항목 | 점수(5점 만점) |
|---|---|
| 질문을 어떻게 만들지 안다 | 3.71 |
| AI와의 대화 기법을 이해한다 | 3.55 |
| 정보의 편향을 알아챈다 | 3.45 |
| 정보의 사실 정확성을 검증한다 | 3.36 |
가장 높은 것이 질문을 만드는 능력이고, 가장 낮은 것이 사실을 확인하는 능력입니다.
점수 차이 자체는 0.35점으로 크지 않고, 서로 다른 문항의 평균을 견준 것이라 이 순위는 방향으로만 읽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럼에도 눈에 남는 것은 순서입니다. 네 항목을 성격으로 나누면 위의 둘은 사용 기술이고 아래 둘은 비판적 평가인데, 그 경계가 그대로 점수의 경계와 겹칩니다.
여기에 행동 지표를 얹으면 그림이 완성됩니다. 다만 이 두 숫자는 앞의 표와 다른 조사에서 나옵니다. 전교조가 2026년 봄에 초등학교 4~6학년 2,804명에게 물은 결과입니다.
- 정보의 진위가 불분명할 때 출처를 확인하는 등 능동적으로 검증한다: 21.2%
- AI 활용에서 우려되는 점으로 “답변을 신뢰해도 되는지 헷갈린다”를 꼽음: 25.7%
- 참고로 같은 조사에서 초등학생의 생성형 AI 이용률은 72%, 6학년은 84.1% 였습니다.
다섯 명 중 한 명만 확인합니다. 그런데 넷 중 한 명은 헷갈려 하고 있습니다.
🛑 여기서 한 번 멈춰 주십시오. 위의 리터러시 점수는 중·고등학생이고, 이 검증 비율은 초등학생입니다. 같은 아이들을 두 번 잰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중고생은 검증 능력이 낮고, 그래서 21.2%만 확인한다”로 이어 읽으면 안 됩니다. 저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서로 다른 두 집단에서 같은 방향의 신호가 나왔다는 것까지입니다.
이 두 숫자가 함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AI를 맹신하고 있다면 걱정의 처방은 “믿지 마라”가 됩니다. 그런데 이미 헷갈려 하고 있다면, “믿지 마라”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합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한 번 더 말하는 셈이니까요.
확인은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왜 헷갈리면서도 확인하지 않을까요. 여기서부터는 데이터가 아니라 저희 해석입니다. 조사는 이용 목적과 리터러시 점수를 각각 보여줄 뿐, 둘 사이의 인과를 재지 않았습니다. 그 점을 전제하고 읽어 주십시오.
여기서 앞의 표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용 목적 1·2위가 모두 속도입니다.
확인은 정의상 속도를 깎는 행위입니다. 확인하려면 다른 창을 열어야 하고, 원문을 찾아야 하고, 두 문장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야 합니다. 그 과정을 다 하고 나면 애초에 AI를 쓴 이유가 사라집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아이의 성실성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도구의 목적과 확인이라는 행위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어른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도 빠르려고 검색해 놓고 첫 번째 결과를 그냥 씁니다.
이 진단이 맞다면 처방도 달라집니다. “확인해야 한다”를 반복하는 것으로는 바뀌지 않습니다. 확인이 자리를 잡으려면 둘 중 하나여야 합니다.
- 확인이 충분히 빠르거나
- 확인할 자리가 미리 정해져 있거나
격차는 줄어들지 않고 따라 그려졌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한 가지가 더 나왔습니다. AI 리터러시 점수를 학업성취 수준별로 갈라 본 결과입니다.
| 학업성취 수준 | AI 리터러시 |
|---|---|
| 상위 | 3.65 |
| 중위 | 3.43 |
| 하위 | 3.25 |
가정의 경제 수준에 따라서도 같은 방향의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 상위 3.61, 중위 3.45, 하위 3.25입니다.
이 결과는 우리가 AI에 기대해 온 방향과 어긋납니다. 좋은 설명을 언제든 무료로 들을 수 있는 도구가 생겼으니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고들 말했습니다. 적어도 이 조사에서는 기존 격차를 따라 그리고 있습니다.
원인을 단정하지는 않겠습니다. 조사는 상관을 보여줄 뿐 인과를 증명하지 않고, 이 결과 하나로 “AI가 격차를 벌린다”고 말하면 데이터가 하지 않은 말을 하는 것이 됩니다.
다만 해석의 후보 하나는 적어 둘 만합니다. AI가 준 답을 판단하려면 그 분야에 대한 기존 지식이 필요합니다. 답이 그럴듯한지 아닌지를 가려내는 감각은 이미 알고 있는 것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그 기존 지식 자체가 격차를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도구를 쥐어 줘도 결과는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것은 가설입니다. 확인된 것은 점수가 성취 수준을 따라 갈렸다는 사실 하나뿐입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것 세 가지
앞의 진단에서 그대로 나오는 것만 적겠습니다.
① 전부 확인하라고 하지 말고, 한 가지만 정하십시오.
“AI 말을 다 믿지 마라”는 실행할 수 없는 지시입니다. 대신 답에서 확인할 것 한 가지를 정하게 하십시오. 숫자 하나, 사람 이름 하나, 연도 하나면 충분합니다.
이 방법이 통하는 이유는 앞에서 말한 구조 때문입니다. 하나만 확인하는 것은 빠릅니다. 속도를 크게 깎지 않으므로 도구의 목적과 충돌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를 확인하다 보면 틀린 것이 나오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 경험 한 번이 “확인해야 한다”는 말 백 번보다 셉니다.
② “맞아?”가 아니라 “어디서 나온 거야?”라고 물으십시오.
“이거 맞는 거야?”라고 물으면 아이는 판정을 요구받습니다. 모르니까 방어하게 됩니다. “어디서 나온 거래?” 는 다릅니다. 판정이 아니라 경로를 묻는 질문이고, 답할 수 없다는 사실 자체가 정보가 됩니다.
이 질문의 좋은 점은 아이를 시험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출처가 없다는 것을 아이가 스스로 발견하게 만듭니다.
③ 확인하는 장면을 보여주십시오.
아이들의 사용 기술 점수(3.71)가 평가 능력 점수(3.36)보다 높은 것은 우연이 아닐 겁니다. 쓰는 법은 보고 배울 수 있지만, 의심하는 법은 볼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어른들도 대개 혼자 조용히 확인하거나, 아예 확인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소리 내어 하시길 권합니다. “이거 AI가 이렇게 말하는데 좀 이상하네, 한번 찾아볼까.” 이 한 문장이 설명 열 마디보다 잘 전달됩니다. 확인은 지식이 아니라 습관이고, 습관은 흉내로 옮아갑니다.
마지막으로 — 고민 상담 34.4%에 대하여
이 글은 정보를 다뤘지만, 표에 있던 항목 하나를 그냥 지나치기 어렵습니다. 셋 중 한 명 이상이 고민 상담과 조언에 AI를 씁니다.
이 숫자 자체를 문제로 보지는 않습니다. 말할 데가 하나 더 생긴 것이기도 하니까요.
다만 성격이 다르다는 점은 짚어야겠습니다. 정보는 틀리면 확인해서 고칠 수 있습니다. 고민에는 확인할 원본이 없습니다. 무엇이 맞는 답인지 판단할 기준이 아이 안에 있어야 하는데, 고민 중인 아이에게 그 기준이 흔들려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AI는 대체로 공감하는 방향으로 답합니다. 아이가 이미 기울어 있는 쪽으로 한 번 더 밀어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용도에서 필요한 안전장치는 “확인했니”가 아니라 “그거 다른 사람한테도 말해 봤어?” 에 가깝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아이들이 AI에 바라는 것은 속도였고(초4~고3 2,674명 조사, 74.2%·54.8%), 리터러시 네 항목 중 가장 낮은 것은 사실 검증이었으며(중·고생 5,778명 조사, 3.36점), 실제로 확인한다는 응답은 다섯 중 하나였습니다(초4~6학년 2,804명 조사, 21.2%). 세 조사는 서로 다른 아이들을 잰 것이라 하나의 인과로 묶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셋이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그 방향이 뜻하는 것은 이렇습니다 — 속도라는 목적과 확인이라는 행위는 서로를 밀어내고, 지금까지는 속도가 이기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줄 것은 경고가 아니라 충분히 빠른 확인 방법 하나입니다.
이 글은 세 건의 별개 조사를 정리한 것입니다. ①한국언론진흥재단 「2025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조사」(한국갤럽 수행, 초4~고3 2,674명) — 이용률·이용 목적 ②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청소년 생성형 AI 이용 실태 조사(중·고등학생 5,778명, 2024년 조사) — AI 리터러시 점수·집단별 격차 ③전국교직원노동조합 초등학생 조사(초4~6학년 2,804명, 2026년 봄) — 검증 행동·초등 이용률. 기관·시기·대상이 모두 다르므로 숫자를 합산하지 않았고, 본문에서 각 수치마다 출처를 밝혔습니다. 특히 ②는 2024년 조사라 ①③과 1~2년의 시차가 있습니다.
이 글은 thinkwith의 자체 조사·집계로 작성되었습니다. 출처: 청소년이 AI에게 가장 원한 것은 속도였습니다 — 그리고 가장 자신 없어 한 것이 확인이었습니다 — thinkwith
자주 묻는 질문
청소년은 AI를 얼마나 쓰고 있나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2,674명을 조사한 「2025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조사」에서, 최근 일주일 안에 대화형·생성형 AI를 이용했다는 응답이 67.6%였습니다. 학교급별로는 고등학생 82.3%, 중학생 69.8%, 초등학생 51.2%였습니다. 초등학생 절반이 이미 쓰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주요 서비스의 권장 이용 연령이 만 13세 이상으로 안내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과 함께 보면, 실제 사용은 안내된 연령선보다 아래에서 이미 넓게 퍼져 있습니다.
아이들은 AI를 무엇에 쓰나요?
같은 조사의 이용 목적 응답은 이렇습니다.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얻기 위해서 74.2%, 빠르고 정확한 문제 해결 54.8%, 학업에 도움을 받기 위해 42.8%, 고민 상담이나 조언 34.4%, 창작 31.9%, 학교나 학원 과제 30.1%였습니다. 1위와 2위에 모두 "빠르게"가 들어 있다는 점이 이 목록의 핵심입니다. 아이들이 AI에게 기대하는 것은 정확한 답이 아니라 빠른 답에 더 가깝습니다. 그리고 셋 중 한 명 이상(34.4%)이 고민 상담에 쓴다는 항목은 별도로 눈여겨볼 만합니다.
AI 리터러시 점수는 어떻게 나왔나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중·고등학생 5,778명을 대상으로 2024년에 조사한 결과입니다. 5점 척도에서 질문을 어떻게 만들지 아는 능력이 3.71로 가장 높았고 AI와의 대화 기법 이해가 3.55였습니다. 반면 정보의 사실 정확성을 검증하는 능력은 3.36으로 가장 낮았고, 정보의 편향을 알아채는 능력은 3.45였습니다. 즉 사용 기술 쪽은 높고 비판적 평가 쪽은 낮습니다. 이 차이가 이 글의 출발점입니다. 다만 두 가지를 감안해 주세요. 0.35점은 큰 격차가 아니고, 서로 다른 문항의 평균을 견준 것이라 순위는 방향으로만 읽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리고 이 조사는 2024년에 이뤄져 지금과는 시차가 있습니다.
실제로 확인하는 아이는 얼마나 되나요?
이 수치는 앞의 리터러시 점수와 다른 조사에서 나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2026년 봄에 초등학교 4~6학년 2,804명에게 물은 결과로, 정보의 진위가 불분명할 때 출처를 확인하는 등 능동적으로 검증한다는 응답이 21.2%였습니다. 다섯 명 중 한 명입니다. 같은 조사에서 AI 활용의 우려로 "답변을 신뢰해도 되는지 헷갈린다"를 꼽은 비율은 25.7%였고, 초등학생의 생성형 AI 이용률은 72%(6학년 84.1%)였습니다. 대상이 초등학생이라는 점을 꼭 함께 기억해 주세요. 중·고등학생의 리터러시 점수와 같은 아이들을 잰 것이 아닙니다. 다만 두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방향은 읽힙니다. 아이들이 AI를 무비판적으로 믿고 있다기보다, 헷갈리면서도 확인하는 쪽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확인을 안 할까요? 몰라서인가요?
이건 저희 가설이라는 것을 먼저 밝힙니다. 조사는 이용 목적과 리터러시 점수를 각각 보여줄 뿐 둘 사이의 인과를 재지 않았습니다. 그 위에서 말하자면, 모른다기보다 목적과 충돌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용 목적 1·2위가 모두 속도인데, 확인은 정의상 속도를 깎는 일입니다. 확인하려면 다른 출처를 열고 대조해야 하고, 그러면 애초에 AI를 쓴 이유가 사라집니다. 그렇다면 확인은 능력의 문제이기 이전에 구조의 문제가 됩니다. "확인해야 한다"는 말을 아무리 반복해도, 그 도구를 쓰는 목적이 속도인 한 확인은 매번 뒤로 밀립니다. 확인이 자리 잡으려면 확인이 빠르거나, 확인할 자리가 미리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성적이 좋은 아이가 AI도 잘 쓰나요?
조사에서는 그런 방향의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AI 리터러시 점수가 학업성취 수준에 따라 상위 3.65, 중위 3.43, 하위 3.25로 갈렸고, 가정의 경제 수준에 따라서도 상위 3.61, 중위 3.45, 하위 3.25로 같은 방향의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이 결과는 기대와 어긋납니다. AI는 흔히 격차를 줄이는 도구로 이야기되지만, 적어도 이 조사에서는 기존 격차를 따라 그리고 있습니다. 이유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 해석은 가능합니다. AI를 잘 쓰려면 답을 검증할 기존 지식이 필요한데, 그 지식 자체가 이미 격차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무엇부터 하면 될까요?
금지보다 자리를 만드는 쪽을 권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AI가 준 답에서 "확인할 것 한 가지"를 정하는 습관입니다. 전부 검증하라고 하면 아무도 못 합니다. 숫자 하나, 이름 하나면 충분합니다. 둘째, 아이에게 답을 묻지 말고 근거를 묻는 것입니다. "맞아?"가 아니라 "어디서 나온 거야?"입니다. 셋째, 부모 자신이 AI에게 물어본 것을 확인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확인은 설명으로 전달되기 어렵고 흉내로 전달됩니다.
고민 상담에 쓰는 것은 괜찮은가요?
34.4%라는 숫자 자체를 문제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성격이 다릅니다. 정보를 물을 때는 틀리면 확인해서 고칠 수 있지만, 고민을 말할 때는 무엇이 틀렸는지 판단할 기준이 아이 안에 없습니다. AI는 대체로 공감하는 방향으로 답하도록 만들어져 있어서, 아이가 이미 기울어 있는 쪽으로 한 번 더 밀어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용도에서는 "확인"보다 "다른 사람에게도 말해 봤는가"가 안전장치에 가깝습니다. 이 주제는 따로 정리한 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