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AI에게 숙제를 물어본다. 그런데 그냥 묻지 않는다.
“나 ○○중학교 2학년인데, 우리 반 김□□이랑 싸워서 지금 좀 그래. 국어 수행평가 주제가 이건데 어떻게 쓰지?”
아이는 나쁜 짓을 한 게 아니다. 상황을 설명하려고 그런 것이다. 사람에게 말할 때 우리가 늘 하던 방식대로, 맥락을 붙였을 뿐이다. 다만 이번에 그 맥락을 받은 상대는 사람이 아니다.
이 글에서 ‘AI’는 챗GPT를 비롯해 제미나이·클로드 등 대화형 AI를 통칭합니다. 서비스와 지역에 따라 이용 연령 기준이 다릅니다(2026년 8월 기준). 챗GPT는 만 13세 이상 또는 거주국의 법정 최소연령이 이용 대상이며 만 18세 미만은 보호자 허락이 필요합니다. 제미나이는 보호자가 패밀리 링크에서 열어 주면 만 13세 미만도 감독 계정으로 쓸 수 있습니다(유럽경제지역·스위스·영국은 감독 계정 이용 불가). 클로드는 만 18세 이상만 쓸 수 있습니다. 정책은 바뀌므로 이용 전 각 서비스의 최신 약관과 보호자 설정을 확인하세요.
한 줄 답: 아이가 위험한 말을 해서가 아니라 맥락을 주려고 신상을 붙이기 때문에 정보가 새어 나갑니다. 그리고 여기엔 서로 다른 층위의 두 기준이 있습니다 — 법이 정한 동의 기준(만 14세 미만은 동의가 필요한 경우 법정대리인이 동의 주체), 그리고 회사가 정한 이용 연령 기준. 둘을 갈라 본 다음, 집에서는 기준을 딱 하나만 정하면 됩니다. 「이름이 붙으면 멈춘다.」
두 개의 나이 기준이 다르다
부모들이 가장 자주 헷갈리는 지점부터 정리한다. AI와 아이를 둘러싼 나이 기준은 두 개이고, 서로 다른 층위에 있다.
① 법이 정한 기준 — 만 14세 미만, ‘동의를 누가 하느냐’
개인정보 보호법 제22조의2(본조신설 2023년 3월 14일)는 이렇게 정하고 있다.
개인정보처리자는 만 14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를 처리하기 위하여 이 법에 따른 동의를 받아야 할 때에는 그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며, 법정대리인이 동의하였는지를 확인하여야 한다. — 개인정보 보호법 제22조의2 제1항
같은 조는 이어서, 법정대리인 동의를 받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는 아동에게서 직접 받을 수 있게 하고(제2항), 만 14세 미만 아동에게 개인정보 처리 사항을 고지할 때는 이해하기 쉬운 양식과 명확하고 알기 쉬운 언어를 쓰도록 한다(제3항).
여기서 중요한 건 이 조문이 “만 14세 미만은 서비스를 쓰면 안 된다”고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조문이 정하는 건 동의의 주체다. 만 14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를 다루려면 부모가 동의해야 하고, 사업자는 그 동의를 확인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다.
② 회사가 정한 기준 — 서비스마다 다른 이용 연령
반면 “몇 살부터 이 서비스를 쓸 수 있는가”는 각 회사가 약관에서 따로 정한다. 그래서 숫자가 서로 다르다.
| 구분 | 기준 | 성격 |
|---|---|---|
| 개인정보 보호법 제22조의2 | 만 14세 미만 → 법정대리인 동의 및 확인 | 법정 의무. 사업자에게 부과되는 규정 |
| 챗GPT | 만 13세 이상(또는 거주국 법정 최소연령), 만 18세 미만은 보호자 허락 | 서비스 약관 |
| 제미나이 | 보호자가 패밀리 링크로 열어 주면 감독 계정 이용 가능(유럽경제지역·스위스·영국 제외) | 서비스 약관 및 보호자 설정 |
| 클로드 | 만 18세 이상 | 서비스 약관 |
층위가 다르다. 법은 “아동의 정보를 다루려면 부모 동의를 받아라”라고 사업자에게 말하고, 약관은 “우리 서비스는 몇 살부터 쓸 수 있다”라고 이용자에게 말한다. 그래서 “만 14세 미만이니까 챗GPT를 쓰면 안 되는 거 아니냐” 같은 질문은 두 기준이 섞인 것이다. 부모가 실제로 판단할 때 필요한 건 이 두 가지를 각각 확인하는 일이다 — 우리 아이가 그 서비스의 이용 대상인가, 그리고 아이가 그 안에 무엇을 넣고 있는가.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두 번째가 훨씬 중요하다. 연령 기준은 서비스가 관리하지만, 아이가 입력창에 무엇을 쓰는지는 아무도 대신 관리해 주지 않는다.
아이가 흘리기 쉬운 것
아이가 AI에 붙이는 정보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정리하면 대개 이 여섯 가지다.
- 학교·학년·반 — “○○초 5학년 3반인데요”
- 친구와 가족의 실명 — 자기 이름보다 남의 이름이 더 자주 나온다
- 가족의 구체적 사정 — 부모의 다툼, 형제 갈등, 집안 형편
- 집 위치와 동선 — 동네 이름, 학원 위치, 자주 가는 곳
- 사진 — 필기 사진에 이름표가 같이 찍히고, 대화 캡처에 친구 이름이 남는다
- 건강과 마음 상태 — 진단명, 복용 중인 약, 상담 내용
여기서 두 가지를 짚어야 한다.
첫째, 아이는 이걸 유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 입장에서는 좋은 답을 받으려고 설명을 자세히 한 것이다. 검색창에는 아무도 자기 이름을 안 쓰지만, 대화창에는 쓴다. 말을 거는 형식이 신상을 부르기 때문이다.
둘째, 가장 자주 새는 건 아이 자신의 정보가 아니라 친구의 정보다. 친구 험담, 친구 고민, 친구와 주고받은 대화 캡처. 아이가 자기 정보를 지킬 권리는 배우지만, 남의 정보를 지킬 책임은 아직 배우는 중이다.
학교도 같은 지점을 짚었다.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은 2025년 12월 23일 「수행평가 시, 인공지능(AI) 활용 관리 방안」을 확정 발표했고, 다섯 개 구성 영역 중 하나가 개인정보보호다. 발표 자료에는 **“개인정보 입력 및 처리에 각별히 주의하도록 지도한다”**는 문구가 들어 있다. 개인 식별 정보의 예로 이름·학번·생년월일·주소·연락처·가족관계·타인의 사진 등이 거론되는데, 이 부분은 첨부 자료 원문까지 확인하지는 못했으므로 참고 수준으로 읽는 게 맞다. 이 방안은 2026학년도 시도 학업성적관리 시행지침에 반영될 예정이다.
다만 범위는 분명히 해 두자. 이 지침은 수행평가 상황에 관한 것이지, 아이가 집에서 하는 사적인 AI 이용 전반을 규율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집에서 쓸 기준은 집에서 따로 정해야 한다.
왜 어른보다 위험한가
어른도 똑같이 한다는 걸 먼저 말해 두는 게 공평하다.
2023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 사내 챗GPT 사용을 허용한 직후, 직원들이 사내 정보를 그대로 입력한 사례가 여러 언론에 보도됐다. 설비 관련 프로그램의 소스코드 전체를 붙여 넣고 오류 해결을 요청하거나, 회의 녹음을 문서로 바꿔 회의록 작성을 시킨 일이었다. 회사는 이후 사내 생성형 AI 사용을 제한했다. (언론 보도로 교차확인한 내용이며, 1차 자료를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다. 기업 사례이지 아동 사례도 아니다.)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하나다. 판단력이 있는 성인 엔지니어도 무심코 통째로 붙여 넣는다. 문제는 도덕성이나 지능이 아니라, 대화창이라는 형식이 경계를 흐린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아이는 왜 더 취약한가. 아이가 어른보다 부주의해서가 아니다.
아이는 “이건 말해도 되는 것”의 경계를 아직 배우는 중이기 때문이다. 어른은 수십 년 동안 상황마다 말의 범위를 조절하며 살아왔다. 병원에서는 증상을 다 말하고, 처음 만난 사람에게는 사는 동네까지만 말하고, 회사에서는 가족 얘기를 줄인다. 이건 지식이 아니라 몸에 밴 감각이고, 수많은 시행착오로 쌓인다.
아이에게는 그 감각이 아직 얇다. 게다가 AI는 그 감각을 시험할 신호를 하나도 주지 않는다. 상대의 표정이 없다. 말이 너무 많았을 때 사람이라면 보내 주는 어색한 침묵, 시선의 흔들림, 화제 전환이 없다. AI는 무엇을 말하든 똑같이 친절하게 받아 준다. 아이가 선을 넘었는지 알 방법이 그 자리에는 없는 것이다.
이건 AI가 틀렸을 때 아이가 못 알아채는 문제와 구조가 같다. 틀릴 때 티가 안 나는 것과 선을 넘을 때 티가 안 나는 것. 둘 다 신호의 부재가 문제다.
집에서 정할 기준 하나 — 「이름이 붙으면 멈춘다」
규칙을 열 개 만들면 하나도 안 지켜진다. 하나만 정한다.
이름이 붙으면 멈춘다.
이름은 가장 기억하기 쉬운 출발점일 뿐이다. 이름이 없어도 사진·학교·사는 곳처럼 누구인지 짐작하게 하는 정보라면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나·친구·가족의 실명, 학교 이름, 사는 곳이 문장에 들어가려 하면 그 자리에서 한 번 멈춘다.
멈춘 다음에 할 일은 지우는 게 아니라 바꿔 말하는 것이다.
- “우리 반 김□□이가 나한테…” → “같은 반 친구가 나한테…”
- “○○중학교 2학년 국어 수행평가인데” → “중2 국어 수행평가인데”
- “엄마가 어제 아빠랑 ○○ 문제로 싸웠는데” → “집에서 어른들이 다퉜는데”
대부분의 숙제나 일반적인 고민에서는 이름을 빼도 질문의 핵심은 그대로 남는다. 아이가 이걸 직접 해 보면 제일 빨리 납득한다. 한 번은 이름을 넣어서, 한 번은 빼고 물어보게 하면 된다. 답이 크게 다르지 않으면 아이는 결론을 스스로 낸다 — 넣을 필요가 없었구나.
| 그대로 말해도 되는 것 | 이름이 붙으면 멈출 것 |
|---|---|
| 과목·단원 (“중2 과학 소화기관”) | 학교 이름 · 학년 · 반 |
| 문제 자체 (숫자만 남긴 문장제) | 나 · 친구 · 가족의 실명 |
| 상황을 지운 고민 (“친구와 다퉜을 때”) | 친구와 주고받은 대화 캡처 |
| 내가 쓴 글을 다듬어 달라는 요청 | 집 주소 · 동네 · 자주 가는 장소 |
| 관심사 (게임 이름, 좋아하는 종목) | 얼굴이 나온 사진, 이름표가 찍힌 사진 |
| 일반적인 방법 묻기 (“독후감 어떻게 시작해?”) | 진단명 · 복용 약 · 상담 내용 |
오른쪽 항목의 공통점은 하나다. 그 정보만으로 누군가를 특정할 수 있다는 것. 왼쪽은 대체로 개인을 특정할 가능성이 낮다. 다만 여러 정보가 결합되면 특정 가능성이 생긴다 — 학년·지역·수행평가 주제·가족관계가 한 대화에 쌓이면 그렇다. 그래서 원칙은 하나다. 필요한 만큼만 말한다.
숙제에서 AI를 어디까지 허용할지에 대한 더 넓은 기준은 아이가 챗GPT로 숙제해요에서 따로 정리했다. 이 글의 기준은 그 위에 얹는 한 줄이라고 보면 된다.
설정에서 할 수 있는 것
기준을 정했으면, 설정도 한 번은 열어 봐야 한다. 여기서는 확인된 범위까지만 적는다.
① 일부 서비스는 대화를 모델 개선에 쓸지 설정에서 고를 수 있다. 다만 메뉴 이름과 위치는 서비스마다 다르고 자주 바뀐다. 그래서 정확한 경로를 여기에 적는 건 의미가 없다 — 각 서비스의 설정 화면에서 개인정보·데이터 관련 항목을 직접 찾는 게 확실하다.
확인된 예를 하나만 들면, 클로드는 공식 개인정보 문서에서 학습 이용에 동의한 경우 비식별 형태로 최대 5년까지 보관할 수 있다고 밝히고, 프로필 메뉴의 Privacy Settings 안 Help improve Claude 토글로 끌 수 있다고 안내한다. 다만 클로드는 만 18세 이상이 이용 대상이라 이건 부모 계정 이야기다. 아이가 실제로 쓰는 서비스에서도 같은 성격의 항목이 있는지 설정 화면을 직접 열어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② 삭제를 눌러도 즉시 사라지지는 않을 수 있다. 같은 문서에서 클로드는 일반 대화를 삭제하면 30일 이내에 백엔드에서 삭제된다고 적고 있다. 정책 위반으로 표시된 입출력은 더 오래 보관된다. 적어도 「삭제를 누르면 그 순간 모든 서버에서 사라진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삭제 방식과 보관 기간은 서비스마다 다르므로 각 정책을 확인해야 한다. 아이에게 “지우면 되잖아”가 완전한 답이 아니라는 걸 알려줄 근거는 여기에 있다.
③ ‘지우개 서비스’는 AI 대화용이 아니다. 이걸 오해하는 부모가 많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운영하는 지우개(잊힐 권리) 서비스는 미성년 시기(만 19세 미만)에 본인이 온라인에 올린 게시물의 삭제를 지원하는 제도다. 2023년 4월 시범 운영으로 시작했고, 현재 만 30세 미만이면 신청할 수 있다.
대상이 본인이 작성한 온라인 게시물이라는 게 핵심이다. 그래서 AI 채팅 로그는 이 제도의 대상이 아니고, 남이 올린 내 정보도 이 제도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AI 대화는 해당 서비스의 대화 삭제 기능과 데이터 설정으로 처리해야 한다.
참고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2년 7월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2024년 12월 그 실무 안내서 개정판을 공개했다. 다만 이번 글을 쓰면서 두 문서의 본문 PDF까지는 열어 보지 못했으므로, 여기서는 “그런 문서가 있다”는 사실까지만 적는다.
부모가 할 수 있는 것
여기서 방향이 갈린다. 감시로 갈 수도 있고, 합의로 갈 수도 있다.
몰래 확인하는 방식은 들켰을 때 신뢰를 해칠 수 있다. 몰래 대화를 본 게 들키는 순간 아이는 대화를 옮기거나 지우기 시작한다. 그러면 부모가 볼 수 있는 것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줄어든다. 특히 아이가 AI에게 마음의 문제를 털어놓고 있었다면 더 그렇다. 그 대목은 아이가 부모 대신 AI에게 고민을 말할 때에서 따로 다뤘다.
그래서 세 가지만 제안한다.
① 한 번은 같이 앉아 설정을 연다. 잔소리 없이, 화면만 같이 본다. “이런 게 있네”로 충분하다. 설정 화면을 함께 본 적이 있는 아이와 없는 아이는 다르다.
② 기준은 통보가 아니라 합의로 정한다. 「이름이 붙으면 멈춘다」를 부모가 선언하는 것보다, 아이에게 물어서 같이 만드는 편이 오래간다. “이건 넣어도 될까? 안 될까?”를 열 개쯤 같이 분류해 보면 아이가 스스로 선을 그린다.
③ 친구 이야기를 꼭 넣는다. 대부분의 개인정보 교육이 “네 정보를 지켜라”에서 끝나는데, 아이가 실제로 더 많이 흘리는 건 친구 정보다. “네 이름을 남이 AI에 넣으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 이 한 문장이면 아이는 바로 이해한다.
그리고 하나 더. 이미 넣은 게 있으면 혼내지 말고 같이 지운다. 혼나는 순간 아이는 다음부터 말하지 않는다. 부모가 원하는 건 아이가 안 하는 게 아니라, 애매할 때 물어보러 오는 것이다.
오늘 할 수 있는 것
오늘 저녁, 두 문장이면 된다.
“AI한테 물어볼 때 네 이름이나 학교 얘기해 본 적 있어?”
그리고 아이의 대답이 무엇이든, 그 뒤에 이걸 붙인다.
“이름 빼고 한 번 더 물어볼래? 답이 달라지나 보자.”
답은 거의 같을 것이다. 아이가 그걸 직접 확인하는 순간, 이 글 전체보다 힘이 세다. 넣을 필요가 없었다는 걸 스스로 알게 되는 것.
아이에게 필요한 건 AI를 무서워하는 마음이 아니다. 어디까지 말할지를 스스로 정하는 감각이다. 그 감각은 사람을 대할 때도, 나중에 아이가 만날 어떤 화면 앞에서도 똑같이 쓰인다. AI는 그 감각을 시험해 볼 좋은 연습 상대일 뿐이다 — 표정이 없다는 것만 빼면.
이 글은 공개된 법령·정부 발표 자료와 각 서비스의 공식 약관·정책 문서를 확인해 정리한 실천 가이드입니다. 확인하지 못한 대목은 본문에 그대로 밝혔습니다. 출처: 아이가 AI에게 무엇까지 말하고 있나 — 집에서 정할 기준 하나 — thinkwith
자주 묻는 질문
아이가 AI에게 이름이나 학교를 말해도 괜찮나요?
기술적으로 막히지는 않지만, 굳이 넣을 이유가 없는 정보입니다. 아이가 신상을 붙이는 이유는 대개 상황을 설명하려는 것인데, 그 설명은 이름 없이도 됩니다. 「우리 반 김○○이가」를 「같은 반 친구가」로, 「○○중학교 2학년 수행평가인데」를 「중2 국어 수행평가인데」로 바꿔도 대부분의 숙제에서는 질문의 핵심이 그대로 남습니다. 집에서 쓸 기준을 하나만 정한다면 「이름이 붙으면 멈춘다」가 쉽습니다 — 나·친구·가족의 실명, 학교 이름, 사는 곳이 문장에 들어가려 하면 그 자리에서 한 번 멈추는 것입니다. 규칙을 여러 개 만드는 것보다 이 하나를 아이가 기억하는 편이 실제로 지켜집니다.
만 14세 미만이면 AI를 쓰면 안 되는 건가요?
만 14세는 서비스를 써도 되는 나이의 기준이 아니라, 동의를 누가 하느냐의 기준입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22조의2(2023년 3월 14일 신설)는 개인정보처리자가 만 14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를 처리하려고 동의를 받아야 할 때 그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고, 동의했는지를 확인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만 14세 미만 아동의 정보는 부모가 동의 주체가 된다는 뜻이지, 그 나이 아이가 AI를 쓰면 위법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실제로 쓸 수 있느냐 없느냐는 각 서비스가 약관에서 따로 정합니다. 이 둘은 층위가 다른 기준이라 섞어서 이해하면 오히려 판단이 어려워집니다.
서비스마다 이용 연령이 왜 다른가요?
법이 정한 동의 기준과 회사가 정한 이용 조건이 별개이기 때문입니다. 2026년 8월 기준으로 챗GPT는 만 13세 이상 또는 거주국의 법정 최소연령을 이용 대상으로 두고 만 18세 미만은 보호자 허락을 요구합니다. 제미나이는 보호자가 패밀리 링크에서 열어 주면 만 13세 미만 아동도 감독 계정으로 쓸 수 있지만, 유럽경제지역·스위스·영국에서는 감독 계정 이용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클로드는 공식 이용약관상 만 18세 이상이 이용 대상이어서, 미성년자는 보호자 동의가 있어도 이용 대상이 아닙니다. 어느 서비스가 더 위험해서 생긴 차이가 아니라 각 회사가 설정한 조건의 차이이고, 정책은 바뀌므로 이용 전 최신 약관을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아이가 AI와 나눈 대화가 학습에 쓰이나요? 끌 수 있나요?
서비스에 따라 다르고, 대개 설정에서 끌 수 있습니다. 다만 메뉴 이름과 위치는 서비스마다 다르고 자주 바뀌므로, 각 서비스의 설정 화면에서 개인정보·데이터 관련 항목을 직접 찾아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확인된 예를 하나 들면, 클로드는 공식 개인정보 문서에서 학습 이용에 동의한 경우 비식별 형태로 최대 5년까지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고, 프로필 메뉴의 Privacy Settings 안에 있는 Help improve Claude 토글로 끌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메뉴 경로를 외우는 일이 아니라, 켜져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한 번 열어 보는 일입니다. 아이 계정이라면 부모가 함께 앉아 설정 화면을 같이 보는 것을 권합니다.
이미 말해버린 정보는 지울 수 있나요? 지우개 서비스로 되나요?
대화 삭제는 각 서비스 안에서 하는 것이고, 지우개 서비스는 다른 제도입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운영하는 지우개(잊힐 권리) 서비스는 미성년 시기, 즉 만 19세 미만일 때 본인이 온라인에 올린 게시물의 삭제를 지원하는 제도로 2023년 4월 시범 운영으로 시작했고 현재 만 30세 미만이면 신청할 수 있습니다. 대상이 본인이 작성한 온라인 게시물이므로, AI 채팅 로그나 남이 올린 내 정보는 이 제도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AI 대화는 해당 서비스의 대화 삭제 기능과 데이터 설정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삭제를 눌러도 즉시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알아 둘 만합니다 — 클로드의 경우 공식 문서에 삭제 후 30일 이내에 백엔드에서 삭제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학교는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나요?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은 2025년 12월 23일 「수행평가 시, 인공지능(AI) 활용 관리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고, 다섯 개 구성 영역 가운데 하나가 개인정보보호입니다. 발표 자료에는 개인정보 입력 및 처리에 각별히 주의하도록 지도한다는 문구가 들어 있습니다. 개인 식별 정보의 예로 이름·학번·생년월일·주소·연락처·가족관계·타인의 사진 등이 거론되지만, 이 부분은 첨부 자료 원문까지 확인하지는 못했으므로 참고 수준으로 읽는 편이 맞습니다. 이 방안은 2026학년도 학업성적관리 시행지침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다만 적용 범위가 수행평가 상황이라는 점은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 아이가 집에서 쓰는 사적인 AI 이용 전반을 규율하는 지침이 아닙니다.
아이 대화를 몰래 확인해도 되나요?
몰래 확인하는 방식은 들켰을 때 신뢰를 해칠 수 있습니다. 들키는 순간 아이는 대화를 옮기거나 지우기 시작하고, 그러면 부모가 볼 수 있는 것이 오히려 줄어듭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감시보다 먼저 기준을 함께 정하는 방법을 권합니다. 아이와 같이 앉아 서비스의 설정 화면을 한 번 열어 보고, 「이름이 붙으면 멈춘다」를 같이 정하고, 이미 넣은 대화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함께 지우는 것이 오늘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아이를 겁주기 위한 대화가 아니라 경계를 같이 그리는 대화로 만들면, 아이는 다음번에 애매한 것을 스스로 물어보러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