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절반이 생성형 AI를 '써봤다'49.9%가 말해주는 것과 말해주지 않는 것


2024년, 국가가 청소년에게 생성형 AI를 쓰느냐고 처음 물었다. 절반이 그렇다고 답했다.

49.9%.

그리고 2026년 9월 7일, 같은 조사가 다시 시작됐다. 이번에는 질문이 달라졌다.

한 줄 답: 49.9%는 “최근 1년간 써본 적 있는가”에 대한 답입니다. 그 조사는 어디에 썼는지도, 어떤 서비스를 썼는지도 묻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숫자로는 “청소년 절반이 AI로 숙제를 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2026년 조사가 넓히려는 것이 정확히 그 빈칸입니다.

천천히 보자.

먼저, 49.9%가 실제로 물은 것

여성가족부가 2025년 3월 31일 배포한 보도자료 「청소년 매체이용률 1위는 짧은 영상(숏폼), 절반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에 담긴 수치다. 원문 PDF를 열어보면 조사 개요가 이렇게 적혀 있다.

항목내용
조사대상전국 초4~6학년·중고생 15,053명
조사기간2024.9.9 ~ 11.8
조사방법자기기입식 웹기반 온라인조사
조사기관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 (주)한국리서치
법적 성격「청소년 보호법」에 따른 국가승인통계, 2년 주기

출처: 여성가족부 보도자료 「청소년 매체이용률 1위는 짧은 영상(숏폼), 절반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2025.3.31 배포), ‘조사 개요’ 항목.

표본 15,053명은 작지 않다. 온라인 커뮤니티 설문이나 특정 학교 대상 조사와는 무게가 다르다. 그런데 이 조사가 AI에 대해 물은 것은 딱 한 가지였다.

“최근 1년간 이용한 경험이 있는가.”

그게 전부다. 용도를 묻지 않았고, 서비스명을 묻지 않았다. 숙제에 썼는지, 이야기를 만들었는지, 고민을 털어놨는지, 이미지를 생성했는지 — 이 조사는 모른다. 한 번 써보고 지운 아이와 매일 쓰는 아이가 같은 ‘경험 있음’ 칸에 들어간다.

그러니 49.9%를 읽는 정확한 방법은 이것이다. 청소년의 절반이 생성형 AI를 한 번이라도 만나봤다. 거기까지다.

숫자를 깎으려는 게 아니다. 절반이 만나봤다는 것 자체가 큰 사실이다. 다만 이 숫자를 인용해 “청소년 절반이 AI로 숙제를 한다”고 쓰는 문장을 볼 때마다, 나는 그 문장의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 묻게 된다. 그 조사에는 없다.

순위표를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같은 보도자료 붙임1의 「청소년의 매체 이용률」 막대그래프에는 16개 매체가 나란히 놓여 있다. 전부 옮겨 적으면 이렇다.

순위매체최근 1년간 이용률
1짧은 영상(숏폼) 콘텐츠94.2%
2인터넷/모바일 메신저92.6%
3인터넷 개인방송 및 동영상 사이트91.1%
4TV방송89.7%
5온라인/모바일 게임88.3%
6온라인 동영상제공 서비스(OTT)83.7%
7SNS69.5%
8종이책69.0%
9메타버스64.6%
10인터넷만화(웹툰)59.3%
11생성형 AI49.9%
12화상회의 플랫폼44.2%
13인터넷 신문28.3%
14인터넷 잡지 및 전자책(E-book)25.4%
15포털 미디어 플랫폼20.1%
16종이신문15.1%

출처: 여성가족부 보도자료 붙임1 「2024년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 주요결과 요약」의 <청소년의 매체 이용률> 막대그래프. 원문 PDF를 직접 읽어 16개 항목을 전부 옮겼습니다. 🛑 같은 보도자료의 붙임2 인포그래픽에는 이 중 상위 12개만 실려 있습니다 — 요약본만 보면 항목 수를 잘못 셀 수 있습니다.

생성형 AI는 16개 중 11위다. 꼴찌권이 아니다. 맨 아래는 종이신문(15.1%)이고, AI 밑으로도 화상회의·인터넷신문·전자책·포털미디어·종이신문 다섯 칸이 더 있다. 정확히 말하면 중하위권이다.

그리고 이 조사가 잰 것은 최근 1년간 그 매체를 이용했는가다. 49.9%가 매일 쓰는지, 한 달에 한 번인지, 딱 한 번 써본 것인지는 이 값이 구분하지 않는다. 숏폼(94.2%)과의 격차도 이용률의 격차이지 사용 빈도의 격차가 아니다.

여기서 덧붙일 말이 있다. 이 순위는 2024년 한 해의 스냅샷이다. 전년 대비 증감 수치는 이 문서에 없다. 없을 수밖에 없다. 생성형 AI는 2024년에 처음 추가된 문항이라 비교할 전년이 아예 없다. 보도자료 자체가 “최근 사회 변화를 반영하여” 숏폼과 생성형 AI 두 항목을 처음 추가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 “AI 이용률이 급증했다”는 문장도 이 자료로는 쓸 수 없다. 증가했는지 감소했는지 우리는 아직 모른다. 첫 측정값 하나가 있을 뿐이다.

2026년, 질문이 넓어졌다

성평등가족부는 2026년 9월 7일부터 전국 17개 시·도 표본학교의 초4~6학년·중고생 약 1만 5,000명을 대상으로 「2026년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를 시작했다.

올해 달라진 것은 이렇다.

  • 생성형 AI의 유형별 이용 경험을 조사한다.
  • 온라인 매체 이용 시 미디어 알고리즘을 얼마나 활용하는지를 조사한다.
  • ADHD 치료제 복용 경험과 입수 경로가 처음으로 조사 항목에 포함됐다.

출처: 파이낸셜뉴스 「성평등가족부, 7일부터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2026.9.4, 성평등가족부 발표 인용 보도) — 기사 링크. 이 기사는 조사의 시작과 문항 구성만 확인해주며, 결과 수치는 담고 있지 않습니다. 기사에 결과 발표는 내년 상반기 예정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2026년 조사는 AI를 한 덩어리로 묻는 데서 나아가 유형별 이용 실태를 본다. 다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면 안 된다. 「유형별」은 「이용 목적별」과 같은 말이 아니다. 챗봇·이미지 생성처럼 AI의 종류를 나누는 것일 수도 있고, 숙제·상담·창작처럼 무엇에 쓰는지를 묻는 것일 수도 있다. 실제 설문 문항 원문을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이용 목적까지 조사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여기서 정직하게 멈춰야 할 지점이 있다. AI 유형이 챗봇·이미지생성·코딩 중 어떻게 나뉘는지는 이 기사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나는 2026년 조사의 실제 설문 문항 원문도, 성평등가족부 원본 보도자료 URL도 확인하지 못했다(부처 게시판이 자바스크립트로 렌더링돼 목록 조회에 실패했다). 그래서 이 글은 언론 보도가 확인해준 범위 — 조사가 시작됐다는 것과 문항이 어느 방향으로 넓어졌다는 것 — 까지만 말한다.

통계는 물은 만큼만 안다

이 글에서 하고 싶은 말은 하나다.

조사는 물은 것만 안다. 49.9%는 강력한 숫자지만, 그 숫자가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은 “써봤는가” 하나뿐이다. 나머지는 우리가 채워 넣은 상상이다.

부모 입장에서 이건 실용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아이가 생성형 AI를 쓴다는 사실만으로는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다. 번역에 쓰는 것과, 독후감을 통째로 맡기는 것과, 새벽에 고민을 털어놓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그런데 2024년 통계는 이 셋을 구분하지 않았다. 구분하지 않은 통계에 대고 교육 방침을 세울 수는 없다.

2026년 조사가 유형별로 묻기 시작한 이유가 여기 있을 것이다. 물론 그건 내 짐작이고, 부처가 밝힌 이유를 나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래서 언제, 무엇을 봐야 하나

2026년 조사 결과는 내년 상반기에 나온다. 그때 확인할 것은 두 가지다.

첫째, 49.9%가 어디로 움직였는가. 2024년과 동일한 문항·동일한 정의·동일한 기준기간이 유지됐다면, 비교할 두 번째 측정값이 생긴다. 지금까지는 점 하나였고, 점 하나로는 선을 그을 수 없었다. 다만 정부 자료는 문항이 강화·확장됐다고만 밝히고 있어, 2024년 문항이 그대로 남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문항이 바뀌었다면 두 값은 나란히 놓을 수 없다.

둘째, 그 절반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2년 동안 짐작으로만 채워온 칸이다. 유형별 문항이 들어갔으니 이 칸에 가까워지기는 한다. 다만 앞서 적었듯 유형별이 목적별을 뜻하는지는 아직 모르므로, 이번 조사로 답이 나온다고까지는 말할 수 없다.

한 가지 더. 이 조사는 임의로 하는 게 아니라 법에 박혀 있다. 조문을 열어 확인했다.

청소년 보호법 제33조제4항 — 성평등가족부장관은 종합대책의 효과적 수립·시행을 위하여 청소년의 유해환경에 대한 접촉실태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여야 하고 (…)

같은 법 시행규칙 제8조의5제1항 — 성평등가족부장관은 법 제33조제4항에 따라 청소년의 유해환경에 대한 접촉실태 조사를 2년마다 실시하여야 한다.

출처: 법제처 국가법령정보 공동활용 오픈API로 받은 조문 원문(청소년 보호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시행규칙 제8조의5는 2018년 6월 12일 신설됐습니다.

2년 주기라는 것은 관행이 아니라 시행규칙의 문장이다. 그래서 2024년 다음이 2026년인 것이고, 그다음은 2028년이다. 한 번 빠뜨린 질문은 2년을 기다려야 다시 물을 수 있다.

그리고 잊지 말 것. 이건 AI 전용 조사가 아니다. 매체·행위·약물·업소·근로보호 5개 영역을 모두 다루는 조사이고, 생성형 AI는 그중 매체 영역의 한 항목이다. 올해 처음 들어간 ADHD 치료제 문항이 같은 조사지 안에 있다는 것도, 이 조사가 원래 무엇을 보려던 조사인지 말해준다.

우리 아이가 AI를 쓰는지 궁금하다면, 통계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 물어보면 된다. 그리고 그때는 “써봤어?”에서 끝내지 말고, 어떤 AI를 어떻게 쓰는지까지 물어야 한다. 2026년 국가조사도 적어도 그 방향으로 질문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 글은 thinkwith의 자체 조사·집계로 작성되었습니다. 출처: 청소년 절반이 생성형 AI를 '써봤다' — 49.9%가 말해주는 것과 말해주지 않는 것 — thinkwith

자주 묻는 질문

청소년의 생성형 AI 이용률 49.9%는 어떤 조사에서 나온 수치인가요?

여성가족부가 2025년 3월 31일 배포한 보도자료 「청소년 매체이용률 1위는 짧은 영상(숏폼), 절반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에 담긴 2024년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입니다. 조사대상은 전국 초4~6학년·중고생 15,053명, 조사기간은 2024년 9월 9일~11월 8일, 조사방법은 자기기입식 웹기반 온라인조사였고, 조사기관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과 (주)한국리서치였습니다.

49.9%라는 숫자는 정확히 무엇을 뜻하나요?

"최근 1년간 생성형 AI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가"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입니다. 이 조사는 이용 경험 유무만 물었습니다. AI를 어디에 썼는지(숙제·대화·이미지생성 등 용도)도, 어느 AI 서비스를 썼는지도 이 조사에는 없습니다. 따라서 49.9%를 "청소년 절반이 AI로 숙제를 한다"거나 "절반이 챗봇과 대화한다"로 읽으면 조사가 물은 범위를 넘습니다.

2026년 조사는 무엇이 달라졌나요?

성평등가족부는 2026년 9월 7일부터 전국 17개 시·도 표본학교의 초4~6학년·중고생 약 1만 5,000명을 대상으로 2026년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AI 관련 문항을 강화해 생성형 AI의 유형별 이용 경험과, 온라인 매체 이용 시 미디어 알고리즘을 얼마나 활용하는지를 조사합니다. ADHD 치료제 복용 경험과 입수 경로도 처음으로 조사 항목에 포함됐습니다. 다만 AI 유형을 챗봇·이미지생성 등으로 어떻게 나누는지, 실제 설문 문항 원문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2026년 조사 결과는 언제 나오나요?

파이낸셜뉴스 보도(2026년 9월 4일)에 결과 발표가 내년 상반기 예정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이 기사는 조사의 시작과 문항 구성만 확인해주며, 결과 수치는 담고 있지 않습니다.

이 조사는 AI만 따로 조사하는 건가요?

아닙니다.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는 「청소년 보호법」에 따라 매 2년마다 실시하는 국가승인통계이며, 매체·행위·약물·업소·근로보호 5개 영역 전체를 다룹니다. 생성형 AI는 그중 매체 영역의 한 항목일 뿐입니다.